시장을 바꾼다는 게 그리 쉬운 줄 아는가?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나는 "CJ오쇼핑 등 홈쇼핑 3사, 1~3분기 영업익 급감...모바일 채널 투자 탓"이라는 기사를 접했다.
이 기사의 제목을 보는 순간 "정말?"이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기사를 읽어보았다.
이 기사에서 내가 관심 있게 바라본 키워드는 "모바일 채널 강화", "소비 행태", "불가항적인 선택"(아마도 "불가항력적인 선택"의 오타일 듯), "영업이익에는 불리", "낮은 마진", "수익성 악화", "성장세 둔화" 들이다.
딱 이 키워드들만 보아도 왜 이런 기사가 났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CJ오쇼핑이 모바일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기 시작한 2011년 초인지 2010년 말인지부터였다. 기존의 유통회사로서 상품과 채널에 집중하던 분위기에서 모바일 채널이 시장에 화두가 되면서 모바일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투자(?)가 시작된 것이다.
CJmall이 처음 생겼을 때도 그렇고 아마도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존 채널은 신규 채널에 대한 가치를 잘 보지 못하는 듯하고, 그 분위기는 모바일이 화두가 되어도 여전히 비슷한 분위기였다.
모바일은 모바일에 걸맞은 비즈니스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모바일에 적합한 서비스는 따로 있다고 본다. 쇼핑이 모바일에 적합하냐 적합하지 않냐의 문제는 쇼핑에서 모바일이 가지는 강점을 찾아내고 잘 활용했을 때라고 본다.
그러나 TV홈쇼핑이 카탈로그 쇼핑, 오프라인 쇼핑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혹은 실패하고, 인터넷 쇼핑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모바일 쇼핑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면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잘 찾아내었느냐고 생각해보면 별로 긍정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미래의 시장이 모바일 주도로 변할 것이라는 시장의 분석에 TV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확보해온 홈쇼핑 사업자들은 모바일로 소비자를 이동시키기 위해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인터넷 쇼핑이 미래의 쇼핑 플랫폼이라는 분석에서 흔들리지 않던 홈쇼핑 사업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경쟁적으로 자사의 모바일 앱 서비스를 출시하고 모바일에서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해 적립금과 할인 등의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영업이익에 불리", "낮은 마진", "수익성 악화", "성장세 둔화"라는 키워드이다.
모바일로 전이된 고객들을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이 필요했음에도 기존의 서비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발굴에 실패하고, 쿠팡을 필두로 하는 소셜 커머스의 약진에 자극받아 무리한 소셜 커머스 시장의 진입하기까지 이른다.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만약 스타트업이었다면 이 기간이 짧다고 할 수 없겠지만) 감당할 수 없는 시도 끝에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게 된 것이다.
최소한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모바일 채널 투자 탓"이 아니라 "모바일로 전이된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지 못한 탓"이라고 본다. 모바일로의 전이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전이된 고객을 대상으로 어떻게 비즈니스를 전개해 나가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심지어 그런 조직을 셋업 하고 실행시키는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냥 이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아쉬운 반, 짜증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