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결제 서비스를 보며

제가 이만큼 kt 호갱입니다. #호갱인증

2009년인가 2010년인가, 사업 아이디어를 제출하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나의 boss였던 차장님에게 "휴대폰 번호로 돈을 주고 받는 서비스 어떨까요? 인증과 커뮤니케이션은 SMS로 하고요."라고 안을 냈더니, "곽 과장, 금융 관련 서비스는 제약이 많아서 어려울 것 같아"라는 말로 짤렸습니다.

얼마 후 주머니( #ZooMoney )가 나왔을 때 생각했습니다, "내가 할 걸."

좀 지나서, 저 있던 팀에서는 항상 점심 값을 주머니로 주고 받았습니다. 1/N 결제 기능도 있고, 돈 달라고 요청하는 기능도 있었죠.

좀 더 지나서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그 사업 실무자들이 그거 잘 안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열혈 사용자라고 주머니 앱으로 긴 결제기록과 주머니 선불카드를 보여주니 눈빛이... '이 놈 뭐지?'

결국 주머니 사업은 종료됐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안 하길 잘 한 걸까, 내가 했다면 잘 했을까.' 주변에 주머니를 아는 사람이 적었다는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기업은행 등이 전화번호를 계좌번호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 것도 좋아보였습니다.

BeF 카드가 나올 때엔, kt와 BC카드가 뭔가 일 낼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화번호만 있으면 선불신용카드를 받을 수 있고, 충전해서 사용하고, 신용카드 가입에 제약이 없는, 게다가 올레 포인트와 TOP 포인트의 통합, okcashbag처럼 범용적인 포인트 서비스 등등. 하지만 베프 카드는 서비스를 종료했고, 오포인트는 뭐하는지 모르겠고요. 통신과 금융이 합쳐져 seamless하고 편리한 세상이 올까 기대했지만, 흐음.

모카와 모카페이도 열혈 사용자였습니다.

근래에 나온 클립은 아직 살펴보는 중입니다. 다만 눈에 띄는 것은, 안드로이드용 앱 패키지명이 쇼터치의 것을 쓰는 것 같더군요. 모카도 그랬던 것 같은데. 좀 얍삽한 것 같습니다.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서비스 이름에 "올레", "기가", "kt" 단어나 느낌을 쓰지 않은 것. 서비스명이 "올레 클립"이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시럽이나 오케이캐시백으로도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는 요즘 페이코, ssg페이, 페이나우 등 새로 나오는 서비스를 보면서 기회의 냄새를 맡아보려고 합니다. 새로운 것을 보니 예전 것들이 떠오르는 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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