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황에 관한 책
- 정서
- 사상에 대한 가소성
시립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고, 대출했다. 전에 다 읽지 못했던 존재와 시간을 다시 빌리고, 전부터 마음만 갖고 있었던 성리학에 대한 책을 한권 더 빌렸다. 제목은 "한국의 사상가 10인 - 퇴계 이황"
전부터 성리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전에 시도했던 책 이후에 다른 것을 시도하지 않고 있었다. 근래 늘어가는 "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다시 성리학에 대한 관심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통과 문화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그를 읽으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전에 이황과 기대승이 주고 받은 서신에서, 앞 부분에 인사를 하는 부분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열두 살 때 숙부 우에게서 논어를 배웠다. "제자는 집에 들어오면 효도하고 나가면 공경해야한다"는 말에 이르러 척연히 스스로 경계하여, "사람의 자식된 도리로서 마땅히 이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슴에서 무언가 울컥 올라오는 것 같은 느낌있었다.
하루는 '리理'자를 가지고 송재에게 묻기를 "무릇 일의 옳은 것이 이치입니까?"하니, 송재는 기뻐하면서 "너는 이미 글 뜻을 이해하였다"고 말하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목이 메이고 눈물이 핑 돌았다. 서로 예를 갖추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동경을 하고 있나보다, 아무래도 나는.
철학, 사상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내가 순수한 진흙과 같다는 느낌이 든다. 책을 읽다보면 그것들을 이해한다. 그것들을 굳이 외우지 않지만, 그래서 체계적으로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책을 읽고 나서 돌아보면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순수한 진흙과 같은 느낌은, 그 질료로 어떤 형상이 단단히 굳어진 것이 아니지만 질료 자체가 점점 변하여 어느 상황에서든 맞아 들어가는 융통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종합적인 내용이나 단 몇줄의 국지적인 내용이거나 간에 나의 생각이 이미 그것에 맞아 들어있고 더 부합하게 변화하고, 그 이후에는 오히려 그것들을 잊고 나의 생각이 되려 체계적으로 되어감을 느낀다. (아마도 느낌뿐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