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오직 질료(質料)

by

시험 공부를 하려고 시립 도서관에 갔다. 상담 실습 공부를 하는 중, 딴 생각이 많았다. 마침 공부하는 부분이 현실 치료(reality therapy)였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을 해 봤다.

  1.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Doing)
    공부 하지만 효율적이지 않음.
  2. 나의 선택인가? (Evaluation)
    물론. 하지만 지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3. 원하는 것은? (Want)
    아는 것. 시험에서 좋은 성적.
    다른 선택은?
    많다. 하지만 다른 선택을 하지 않겠다.
  4. 계획은? (Planning)
    16:00 정도에 저녁 식사를 하고, 계속.
    구체적인 내용은 굳이 필요 없음.
    가능한가? 실천할 것인가?
    물론.

집에 돌아오면서 자주 가는, 삼문사 뒤의 길에서 부수어진 바위를 보았다(구식 표현으로. 신식 표현으로라면, 바위가 이미 잘게 부수어졌기 때문에 바위 조각, 돌맹이, 질료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 커다란 바위를 보면서 단단함, 튼튼함을 느꼈다. 땅과 연결되어있어 단지 밖으로 돌출된 부분이 아니라 땅속 깊이 들어있을 전체의 바위를 생각하니 더욱 단단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단단하고 거대한 바위도 깨졌다. 새로 짓는 건물 옆에서 힘을 받아 깨졌을 것이다.
단단한 것이 깨졌다. 그 사실에서 잠시 허망함을 느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전에도 느끼던 것이다. 여기에서 느낀 것은, 깨졌음에도 불구하고 질료(質料)는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질료는 계속해서 변하고, 운동한다.

http://weblog.youre.space//vergence/2004/06/0000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