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처리 기사 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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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처리 기사 실기 시험을 보았다. 그간 시험 준비 안 하다가, 어제 하루 준비하고 시험 봤다. 시험 보기 전에 조금 긴장했는데, 막상 시험을 접하니 문제가 쉬워서 편하게 풀었다. 문제가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 시험을 본 경험이 있어서 일까? 이번에는 생각보다 쉽게 시험을 치르는 것 같다, 필기와 실기 모두. 정보처리 산업기사 시험 볼 때에는 필기는 한달, 실기도 일주일 정도 공부한 것 같다. 이번에는 필기는 삼일, 실기는 하루. 삶에 있어서 미덕 중 하나는 연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험 보면서 준비 안한 다른 수험자들을 보았다. 보기가 조금 측은했다. 나도 처음 시험을 봤을 때에는 저랬지... 하고 생각하며 다른 수험자들도 시험 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험 시작한지 한 40분? 천천히 코드 돌아보면서 만들었는데도 그 정도 밖에 안 걸렸다. 나보다 일찍 나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C언어로 시험 본 사람 중엔. 후후 승리의 V를...

실험 심리학, 심리 측정 등에서 배운 바로, 좋은 검사는 타당도와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고 배웠다. 정보처리 시험은 그다지 좋은 검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실기 시험에서 신뢰도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시도 때도 없이 컴퓨터가 문제를 일으켜 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수험자의 능력 외의 요인들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타당도도 문제가 되는데, 시험 문제가 항상 같은 유형이라 기출 문제 몇 번 풀어보고 외우면, 쉽게 통과할 수 있다. 또 시험의 내용이 정보처리와 관련된 모든 영역을 포함한다고 볼 수 없다. 다시 말해 내용 타당성이 약하다.
하지만 이전에 계속 그렇게 해왔으니 갑자기 시험을 바꾼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또, 이전의 컴퓨팅 환경과 지금의 컴퓨팅 환경의 차이가 큰데, 단순히 일괄처리의 내용을 가지고 시험을 본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지금에 와서는 컴퓨터의 속도가 많이 발전하여, 텍스트에서 자료 뽑아서 일괄처리 하는 것 정도라면 perl 같은 것으로 간단히 만들어서 쓰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시험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어려울 테니, 지금의 시험을 없애고 새로운 시험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방법도 이 자격 시험과 관련된 체계의 다른 부분들을 바꿔야 하는 문제점이 있겠지.

http://weblog.youre.space//vergence/2004/05/00007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