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메시지

저는 인터넷 서비스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것을 포함하는 사업계획서에, 상품의 개념과 함께 슬로건 한 개와 캐치프레이즈 여러 개를 넣어둡니다. 그리고 사업계획서 뒷부분에는 예상 고객을 구분하고 구분별로 전달할 메시지를 넣어둡니다. 개념, 슬로건, 캐치프레이즈, 고객에게 전달할 메시지 등을 모아보면 결국 고객들과 이 상품을 통해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지가 구체화됩니다. 상품(보통 웹 사이트로 보여지는) 출시 후에 마케팅에 대한 것을 고민할 때 더 만들기는 하지만, 사업기획하는 단계에서도 어느 정도 나와야하죠.

어느 BaaS는 개념으로 "모바일 앱이 필요로하는 서버의 기능을 미리 만들어 API로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했고, 주요한 슬로건은 "서버는 우리가 만들 테니 모바일 앱 개발에 집중하세요" 등을 썼습니다. 어느 테스트 서비스는 개념으로 "모바일 앱을 다양한 디바이스에 한꺼번에 설치하고 자동으로 동작시켜 오류를 찾아주는 서비스"라고 했고, 주요한 슬로건은 "단순 반복적인 테스트는 기계가 하고 사람은 더 창의적인 테스트를 해야합니다" 등을 썼습니다.

이런 메시지들을 나중에 홍보자료에 넣거나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하는 데 활용하지요. 이 메시지들은 상품의 가치(고객 관점의 가치, 돈 벌고 싶은 내 관점의 가치가 아니라)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런 메시지들이 나오지 않으면 상품기획할 때 곤란해집니다. 단적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웹 사이트를 방문했는데 첫 화면에서 상품을 설명하는 메시지가 없으면 곤란합니다. 첫 화면에서 그런 메시지를 보고, (좋은데) 어떻게 쓰는거지? (좋은데) 이게 진짜 돼? (좋은데) 가격은 얼마일까? 등의 질문이 나오면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상품에 대해서도 이런 메시지를 재정립하기도 하지요. 사업계획서나 상품기획서 없이 만들어진 상품도 그렇고요. 어느 지하철 노선도 앱은 "데이터 통신을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에 부담을 주지 않는,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작고 가벼운 지하철 앱"이라는 개념을 뒤늦게 정하기도 하고, 어느 식품정보조회 앱은 "찍으면 설탕"이라는 개념으로 다시 꺼내기도 하고요.

메시지를 정하지 못하면 곤란해집니다. 뭔가 만들긴 했는데, 어떻게 팔지 고민이 되는거죠. '뭔지 모르겠지만 고객에게 줘봅시다, 그럼 용도를 알게 되겠죠.'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건 피하려고 합니다. 그럴 바엔 차라리 로또를 사라고 말하고 싶어요. 의도한 바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의도치 않게 고객이 다른 의미를 찾게 되면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고객이 의미를 알아서 찾을 것을 기대하고 접근하는 건 무모한거죠.

요즘은 #올챙이 #TadpoleDBHub 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관심이 많이 필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