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슬픔

  • 이성과 감정
  • 이해할 수 없는

05:30에 마지막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그리고 잠이 든 것 같다. 도대체 이 상황을 인정할 수 없다.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왜 이렇게 느끼고 있는가?

잠 못 들어 뒤척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나도 인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 나도 인간인가.

07:20 정도에 일어났다. 눈이 안 떠졌다. 피곤했다. 그런데 정신은 맑았다. 잠 들기 전에 있던 그 많은 슬픈 감정, 그것과 연결된 생각들이 마치 오래된 기억처럼 무덤덤하게 느껴졌다. 일어나서 이리 저리 서성거렸는데, 도통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멍한 상태였다. 역시 인간 같지 않아. 아무래도 우주 외계인일거야.
우주 외계인이니까 그런 감정은 느끼지 않겠지. 오직 냉철한 사고만 갖고 있을 수는 없을까? 참 오랫동안 그렇게 바라고 있던 것이잖아. 오직 이성이 지배적이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기를 바라면서 살아왔지. 그리고 감정은 이성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면 족했어.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상황이야. 도대체 뭘 느끼고 있는거야?

자려고 누웠는데, 눈물이 나와. 전혀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이런게 어떻게 계속 유지 돼? 그것도 몇시간 동안. 그리고 눈물이 나게 되는 감정도 모르겠어. 슬픈거야? 서러운거야? 도대체 뭐야?
아무튼 눈물이 났다.
슬픔이라면, 엄청나게 큰 바윗덩어리 같은 슬픔이 내 몸 위에 올려져 있는 것 같아.
서러움이라면, 음식에 곰팡이가 퍼진 것마냥 마음 위에 서러움이 허옇게 덮여 있는 것 같아.

아침에 일어나 고요한 마음이었는데, 글 쓰다보니 또 눈물이 난다. 이해 안 된다. 부정(否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