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나도 좋아해요. ;-) 고등학교 1학년 때 영어 수업에서 배운 것인데, 인상 깊어서 기억하고 있죠. 외우지는 못하고 내용만기억하고 있었는데, 원문을 보니 느낌이 새롭군요.

고등학교 1학년 영어 수업... 개인적으로 영향을 참 많이 준 수업이었어요. 선생님이 좀 별난 사람이었는데, 덕분에 많은 일이 있었죠. 생각이 난 김에 그 얘기 해줄게요.
고등학교 갓 입학한 학생들이니 고등학교 생활을 한참 낯설어 할 때였어요. 3월 초에 입학해서, 수업을 듣는데 영어 선생님이 학생들 실력이 저조하다고 불평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학생들 눈을 감으라고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했어요. 그 때에 내가 그 선생님 눈에 찍혔거든요. 다들 안 달고 다니는 명찰을 달고 있었고, 눈 뜨라고는 안 했지만 다들 눈 뜨고 있었는데 나만 끝까지 눈 감고 있어서.
그리고 과제를 엄청 많이 내었는데, 몇주 지나지 않아 다들 나가떨어졌죠. 반에서 2/3은 영어 수업을 포기했어요. 그 친구들은 영어 시간에 잠을 자거나 다른 과목 공부를 하고. 나머지 1/3이 수업에 열심이었는데, 조금 지나니까 그 마저도 1/5명 정도로 줄더군요. (한 반에 50여명)
그런데 문제는 그 선생님 수업 방식이... 그렇게 수업 듣는 학생들이 가려지면 그 학생들만 데리고 수업을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 소수에 나도 포함. 이전에 찍힌 것도 있었고 해서 그 때부터 수업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 되었죠.
수업 시작하면 선생님은 의자에 앉고 나는 앞에 나와서 본문 읽고 해석하고... 배우지도 않은 것 물어봐서 매번 맞고... :-P
그리고 교과서에서 이 시가 나왔는데, 도저히 이 시를 그럴듯하게 해석할 수 없었어요. 영 멋대가리 없는 해석을 해가지고 앞에서 읽었더니 선생님이 또 잔소리를 했더랬죠. 시도 모르는데, 더군다나 영시이니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번역한게 오죽했겠어요. 하하
그리고 나서 각자 영시를 짧게 지어서 제출하라고 했는데, 4줄 짜리 가을에 대한 시를 써서 냈던 것이 기억나요. 그 중에서도 마지막 줄이... ("가을은 서리보다 싸늘하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데 ^^; )
Fall is freezer than frost.

오랜만에 이 시를 보니 기억들이 떠오르는군요. :-) 덕분에 주절주절 재미 없는 얘기를...

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아쉬움이 있다는 것을, 이 시를 배우고 천천히 알게 되었어요, 삶에서. 그 때마다 이 시를 자주 떠올리고요.
때때로 선택하지 않았던 것,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아쉬움이 생기면 현재를 보려고 노력해요. 선택하지 않았던 것이 얼마나 좋든간에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아니니까. 다만 이 시가 아쉬움을 삭일 수 있게 해주어서 다행이예요.

자야하는데, 조금 늦었네요. 벌써 01:00.
지금 쯤 곤하게 자고 있겠죠. 나도 좋은 밤... :-D

2003-07-08 영어로 쓴 일기, diary in English

THE ROAD NOT TAKEN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