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3D 터치

아이폰의 3D 터치는 애플답지 않습니다. 아쉬움이 있어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애플다운 애플은, 매킨토시의 마우스에 오직 1개의 버튼만 두었습니다. 오직 1개인 이 버튼은 거의 마우스 절반 크기였습니다. 매킨토시에는 "Contextual menu"라는 것이 있습니다. 윈도우즈의 오른쪽 버튼 메뉴와 비슷한 것입니다. 이 메뉴를 보려면, 키보드의 ctrl 키와 마우스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있지만, 엄청 권하는 것은 아닌, 그런 기능입니다. 사실 이 메뉴를 쓰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게 매킨토시입니다. 애초에 마우스 버튼이 1개인 것에서 알아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이 메뉴에 대한 비난 중 핵심은, contextual하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상황에 따라 메뉴 내용이 달라진다는 거죠. 사용자는 그 메뉴를 눌러보기 전까지 그 메뉴의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메뉴를 눌러보고 반복해서 써 봐야 익숙해지는거죠.

윈도우즈에서는 마우스의 두 번째 버튼이 없으면 살기 힘들겁니다. 윈도우즈에서는 이런 메뉴를 많이 쓰죠. 이 메뉴를 익히면 그만큼 빠르게 작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익히면" 말인거죠.

3D 터치도 같은 맥락입니다. 눌러보기 전엔 그게 어떤 동작을 할지 모릅니다. 머리속에 쉽게 개념이 세워지지도 않고요. 앱 아이콘에서는 앱 내에서 할 수 있는 주요한 행위(메모 앱의 경우 새 메모 만들기 같은)를 메뉴로 보여주는데, Photo 앱에서는 사진을 미리보는 기능을 합니다. 사진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주요한 행위(미리보기, 공유하기)를 메뉴로 보여주는게 아니고요.

학습의 부담이 있긴 하지만, 결국 사람들은 익숙해질겁니다.

다만, "Think Different"와 "인간 중심"이라는 이상을 가진 애플다운 애플이 그리운 것 뿐입니다, 개인적으로.